나의 졸업작품에 대한 이야기
이 블로그에서는 취미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가겠지만, 본업인 디자인에 대한 기록도 꾸준히 남겨보려 합니다. 그 첫 글로는 대학 시절 졸업작품을 소개하며, 제가 깊이 고민했던 아동을 위한 인터페이스 디자인 이야기를 짧게 나눠보려 합니다. 🙂
대학 시절 UI/UX 수업과 인터랙션 디자인을 배우면서, 사용자의 입력에 따른 제품의 반응이 사용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게 되었고, 그 중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이 개념을 실제 제품에 적용해 졸업작품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죠. 그리고 이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분야는 오감을 활용하는 아동용 교구 디자인이라고 판단하여, 최종적으로 졸업 작품 주제를 [아동의 언어교육을 위한 교구 디자인]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인터랙션을 아동 교육에 적용하면 어떨까?” 하는 호기심을 넘어서, 인터랙션이 아동 교구에 접목될 때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디자인을 진행하면서, 아동용 교구를 만드는 일이 단순히 하나의 제품을 완성하는 작업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교구 디자인은 시각적으로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내야 했고, 재미있는 놀잇감으로 기능해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사용자의 입력에 맞춰 반응하는 인터랙션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교구의 본질적인 필수 요소라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과]라는 단어를 학습할 때, 단순히 텍스트와 그림만 보여주는 방식은 아이들에게 흥미를 주기 어렵습니다. 그저 “사과=apple”처럼 기계적으로 외우게 만들 수 있고, 이는 언어 학습을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경험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지요.
영어 단어 학습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어와 뜻을 단순히 주입식으로 암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단어가 어떤 맥락에서 쓰이는지, 어떻게 발음되는지, 어떤 상황에서 접할 수 있는지와 같은 맥락과 소리는 언어 학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기존 아동용 단어 학습 교구에 인터랙션을 결합하면 학습 효과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디자인을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동화책을 읽으며 등장하는 단어를 인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책에서 나온 단어 카드를 직접 손에 들고, 기계에 꽂아 해당 내용을 듣고 보는” 과정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교구를 구상했습니다. 즉, [들고 → 꽂고]라는 행위가 [듣고 → 보는] 결과로 이어지도록 설계하여, 단어 학습이 단순히 시각적 인지에 그치지 않고 직접적인 경험을 동반한 학습으로 확장되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이미지와 같이, 책에서 카드를 뽑아 기기에 꽂으면 소리와 함께 이미지가 출력되는 교구를 디자인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이 이미지는 졸업 당시 판넬 인쇄용으로 제작했던 자료인데요, 시간이 많이 지나 원본은 찾을 수 없어서 화질이 좋지 않은 캡처본이라도 이렇게 올려봅니다.)
스케치와 디자인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 제품을 구현하기 위해 먼저 스케치를 진행한 뒤, 실제 사이즈에 맞춰 모델링을 제작했습니다. 워낙 오래전 작업이라 자료를 찾기가 쉽지 않았지만, 남아 있는 사진 몇 장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자면, 스케치와 모델링 과정을 거쳐 3D 프린팅으로 제품 모형을 제작하고 전시용으로 완성했던 흐름입니다.
당시에는 ‘워킹 목업’까지 만들어보는 것이 희망사항 이었는데, 전자과 친구의 도움을 받아 라즈베리파이를 활용해 카드에 부착된 NFC테그를 인식하여 소리와 영상으로 출력되도록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토타입과 완성 제품
그렇게 완성된 제품은… 두둥! 바로 사진 속 작품입니다. 막상 다 쓰고 보니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동화책 그림과 디자인, 그리고 실제 제품 제작까지 손이 많이 간 작업이라 저에게는 특별한 애정이 담긴 작품이에요. 몇 년이 지난 지금 다시 꺼내 보아도, 그때의 고생과 고민, 목업 제작에 들였던 정성과 비용까지 선명히 떠오를 정도이니 말이죠. 그만큼 애쓴 흔적이 깊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ㅎㅎ
4년의 전공수업을 다 마무리하고 졸업작품을 준비할 단계에서의 저는 제품에서 인터랙션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사용자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힘이 바로 인터랙션에 있다고 보았고, 그것은 단순히 눈으로 보고 지나치는 것을 넘어선 경험이라고 믿었어요. 오랜만에 글을 쓰며 그 시절의 고민과 생각을 되짚어 보니, 다시금 인터랙션의 가치를 깊이 성찰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잠시 멈춰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또 다른 주제로 인사드릴게요. 아윌비백😎👍



